국내 최초로 신설되는 디지털헬스학과…학과장 맡은 삼성서울병원 장동경 교수

국내 최초로 디지털헬스학과가 탄생한다. 성균관대는 삼성융합의과학원에 디지털헬스학과 대학원을 만들고 오는 9월부터 강의에 들어간다. 디지털헬스의 다양한 영역 만큼 디지털헬스, 빅데이터분석, 의생명정보학, 데이터기반의료, 스마트병원시스템 등 다양한 연구 분야와 학제들이 융합돼 있다.

또한 전일제 학생에게는 등록금이 100% 지원 되며 지도교수의 연구과제 참여 시 생활비 지원이나 지방학생을 대상으로는 하는 기숙사 제공 등의 파격적인 특전도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지는 학과인 만큼 학과장을 맡은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장동경 교수를 만나 학과 및 디지털헬스에 관한 전망을 들었다.




- 디지털헬스학과를 소개 한다면.
성균관대 삼성융학의과학원 디지털헬스학과는 디지털헬스의 다양한 영역들을 포괄적으로 생각하고 다룰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이미 디지털헬스와 관련된 일을 하거나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많지만 기술 개발이나 연구에 필요한 데이터 사이언스(Data Science), 의학적 지식, IT기술, 컴퓨팅 등의 지식은 한 사람이 모두 갖출 수 없기에 다른 영역에 대한 지적 갈증을 갖는다.
.
그래서 우리는 디지털헬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하나의 학과로 모아 디지털헬스 전문가 집단을 만들었다. 한 가지 이상의 전문 지식들을 가진 교수들을 영입했고 이렇게 모인 전문가 집단 안에서 디지털헬스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교육과 연구를 통해 전체적인 개념의 흐름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는 전문성을 가진 인재를 키워내려고 한다.

- 졸업 후 학생들은 어떤 분야로 진출하나.
데이터를 직접 다루는 분야, 의료와 관련된 컴퓨팅 분야, 의료 정책을 다루는 분야 등 다양하고 새로운 의료서비스들이 만들어지는데 참여할 것이다. 우리나라 디지털헬스 분야는 아직 싹 트는 수준이지만 디지털헬스가 발전한 나라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보면 짐작을 할 수 있다.

디지털헬스가 가장 발달한 나라는 미국이고, 유럽, 일본, 심지어 중국이나 싱가포르도 굉장히 발전해 있다. 미국의 디지털헬스 관련 종사자들의 몸값은 굉장히 높다. 최근 5~10년 동안 미국의 의료시스템을 개혁을 하고 있는 일명 오바마 케어는 비용을 낮추고 의료의 질은 올리는 성과보상주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러한 개혁이 성공하려면 데이터를 광범위하게 모으고 정확하게 분석하고 평가해야 한다. 그렇다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Data Scientist)의 역할이 얼마나 커지겠나. 현재 디지털헬스 시장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관련자들의 몸값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역할도 점점 중요해질것이다.

- 디지털헬스의 중요성을 좀 더 설명한다면.
디지털헬스의 핵심은 디지털 툴을 이용해 이전에 파악할 수 있었던 데이터보다 훨씬 더 많은 데이터를 모아 분석할 수 있게 됐다는 데 있다. 그 자료를 통해 환자들에게 좀 더 적합하고 정확한 치료로 연결할 수 있다. 환자의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에 관해 정확히 파악하고 올바른 예측과 예방을 통해 환자맞춤형치료가 가능해진 것이다.

또한 디지털헬스는 의료의 질은 높이고 의료비는 낮추는데 상당히 기여를 할 것이다. 정확한 분석에 근거한 환자맞춤형치료로 인해 저렴한 비용으로 더 나은 의료가 가능해진다. 때문에 디지털헬스는 평균 수명 연장으로 인한 의료비 상승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효율적인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 디지털헬스를 통해 의료가 얼마 만큼 발전할 수 있다고 보나.
의료에는 여러 분야가 있다. 진단도 있고 치료도 있다. 그 가운데 디지털헬스는 직접적인 치료가 아닌 치료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이는 것이다.

때문에 다른 의료의 다양한 부분들이 함께 발전한다. 디지털헬스는 디지털이란 방법으로 헬스를 증진시키는 것이다. 디지털이 어디까지 헬스를 증진시킬 것이냐. 그건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디지털 영역 외의 바이오 인포매틱스 등 다양한 의료의 발전들이 이뤄지고 있을 때 더 많은 분야의 의료가 함께 발전 할 수 있을 것이다.

- 디지털헬스 분야에서 우리가 가진 강점과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우리나라의 강점은 IT인프라 수준이 굉장히 높다는 점이다. 하지만 데이터나 정보가 연결돼 있지 않고 여기저기 부분적으로 흩어져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데이터가 다닐 수 있는 도로는 굉장히 훌륭하지만 이것들이 움직이지 못한다. 이제 이것들을 연결시키고 움직이게 해줘야 한다. 데이터들이 움직이게 된다면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 기술도 자연스레 발전할 것이다.

- 디지털헬스 분야에서 데이터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의료정보 등은 활용에 제약이 있을 텐데.
개인의 정보는 철저히 보호돼야 한다. 그것이 잘못 사용되지 않게 보안장치를 철저히 해야 한다. 하지만 데이터들을 악용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사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데이터는 진보와 발전을 위해서 활용돼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개인정보나 보안의 문제는 철저히 기술로 막으면 된다.

물론 둘 사이에 갈등이 있다. 그렇더라도 갈등이 해결되지 전까지는 아무것도 하지 말자의 자세보다는 인류의 건강증진과 가치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아직까지 우리가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 조심스럽지만, 천천히 가면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야 한다.

정보와 보안에 관련된 기술도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우리가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건강은 상대적으로 나빠질 것이다. 한걸음 한걸음씩 나가야 한다. 그런 식으로 균형을 맞추면서 나가야한다. 그렇게 균형을 맞추는 것 자체도 디지털헬스의 영역이다. 그것을 문제없이 조율해가며 발전시키는 영역만 해도 큰 산업이 될 것이다.

- 디지털 시대에 인공지능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인공지능 시대에 의사들이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이며, 인공지능이 의료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어떤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의사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하지만 의료라는 것은 몸과 몸이 만나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인공지능은 의사들이 무엇을 판단하는데 있어 옆에 두고 보는 사전 같은 역할이 될 것이다. 인공지능이 의사를 밀어내는 도구가 아니라 의사가 잘 진료 할 수 있게 옆에서 강력한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얘기다.

미래의 의사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 데이터를 조정하고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인공지능은 새로 나오는 논문이나 치료법 연구, 과거보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환자의 정보에 대한 분석·처리를 하는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것을 잘 활용하는 의사는 좋은 진료를 할 것이고, 활용하지 못하는 의사는 그러지 못할 것이다.

또한 지금보다 훨씬 더 환자와 정서적 교감하며 인간적인 진료가 가능해 질 것이다. 현재 의사들은 환자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볼 틈도 없이 짧은 시간동안 환자를 진료하지만 인공지능 디지털 도구를 이용하면 환자와 대화를 하는 동안 환자의 말이 자동적으로 기록되는 등 지금보다 훨씬 환자와 교감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훨씬 더 인간적인 의료로 갈 수 있다고 본다. 이런 부분들은 인공지능들이 의사들을 대체 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우선 새로 만들어질 학과가 잘 운영되기를 희망한다. 디지털헬스 분야는 미지의 세계이자 새로운 세계다. 새로운 세계로 뛰어드는 사람들 중에서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기업도 충분히 나오리라 본다. 충분히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역이다. 여기서 공부하게 될 학생들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주인공이 됐으면 한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