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교수 /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증례
35세 여자 환자로, 혈변을 주소로 내원했다. 환자는 2007년 11월부터 혈변이 시작됐으며 2008년 1월 대장내시경 검사 후 광범위 궤양성 대장염으로 진단받고 predni-solone을 시작했다. 이후 prednisolone은 감량해 중지하고 mesalazine으로 유지요법을 시행했다. 이후에도 간헐적으로 증상이 악화돼 prednisolone을 사용했다.
2011년 12월 스테로이드 의존성으로 판단해 infliximab을 3회 주사했으나 증상의 호전이 없었다. 이후 환자는 azathioprine을 시도했으나 골수 억제 부작용으로 중지했다.
환자는 항생제를 사용하면 단기간에 호전이 돼 간헐적으로 항생제를 사용했으며 2013년 5월 tofacitinib으로 임상 연구를 진행했으나 역시 호전이 없었다. 환자는 스테로이드 및 항생제 치료에만 단기간 호전을 보이는 상태였다.
2014년 11월 다시 혈변 등 증상이 악화되기 시작해 외래를 방문했다. 내원 당시 Mayo score는 7점이었다. 환자의 결막은 창백했으며 하복부에 압통이 있었다.
진단검사
혈색소는 8.1mg/dL로 감소돼 있었으며 CRP는 0.71mg/dL로 상승돼 있었다. 구불결장경검사에서 직장 및 결장에 점막하 혈관상 소실, 궤양, 자연 출혈 등이 관찰됐으며 조직 검사에서 거대세포바이러스는 관찰되지 않았다(그림).

[그림] 구불결장경검사 사진
처방 및 치료경과
환자는 adalimumab 160mg 피하주사, 2주 후 80mg 피하주사 후 2주 간격으로 40mg 피하주사를 투여했다.
Adalimumab 시작 8주 후 배변 횟수가 하루 한번으로 감소했으며, 혈변은 없었고 다른 불편한 증상도 없어 관해유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adalimumab을 2주 간격으로 피하주사하기로 했다.
환자는 관해유지요법을 시행하던 중 2015년 4월 다시 배변 횟수가 하루 4번으로 증가했으며 혈변도 지속되고 급박증도 심해졌다. 유지요법 중 adalimumab에 대한 반응이 소실된 것으로 판단하고 adalimumab을 매주 주사하는 방식으로 증량했으며 이후 환자는 다시 관해 상태에 도달해 현재까지 잘 지내고 있다.

고찰
궤양성 대장염은 혈변을 특징으로 하며 직장에서 시작되는 만성 염증이 근위부 결장으로 진행된다. 전체 결장 및 직장을 절제하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수술 후 합병증 및 삶의 질 저하를 고려해 내과적 치료를 원칙으로 한다. 궤양성 대장염 환자의 치료 방법은 병변의 범위와 질병의 중증도를 고려해 결정한다. 경증 또는 중등도의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 5-aminosalicylic acid로 치료를 시작하며, 중등도 이상에서 스테로이드를 사용할 수 있고 스테로이드에 반응하지 않거나 의존성을 보이는 경우 azathioprine과 같은 면역억제제나 TNF-α억제제를 사용한다.
TNF-α억제제의 경우 처음에는 효과가 있었지만 관해유지요법 중 효과가 소실되는 경우를 종종 관찰하게 된다. 이런 경우 TNF-α억제제의 혈중 농도와 TNF-α억제제에 대한 항체를 측정해 치료 방침을 결정하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이러한 검사가 불가능한 경우 사용 중인 TNF-α억제제를 증량하게 되고 1/3~2/3의 환자에서 다시 효과가 생기게 된다. 예를 들어 크론병에서 관해유지요법 중 TNF-α억제제의 효과가 소실되면 infliximab의 경우 용량을 5mg/kg에서 10mg/kg으로 올리고, adalimumab의 경우 40mg 피하주사를 2주 간격에서 1주 간격으로 줄이면 된다.
그러나 궤양성 대장염에서는 관해유지 중 TNF-α억제제의 효과가 소실됐을 때 TNF-α억제제를 증량하는 것에 대한 연구는 크론병에 비해 많이 부족한 상황이며, 현재 adalimumab만이 궤양성 대장염에서 유일하게 증량이 허용되고 보험 적용이 된다.
본 환자는 adalimumab으로 관해가 유도됐지만 관해유지 중 효과가 소실돼 주사 간격을 2주에서 1주로 줄인 후 다시 관해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궤양성 대장염 증례이다.

Interview

- 궤양성 대장염의 치료목표와 전략은. 최근 실제 환자가 느끼는 중증도와 의료진이 느끼는 중증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어 patient reported outcome(QOL 등)도 치료시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궤양성 대장염의 일차적인 치료목표는 임상적 관해를 달성하는 것이고 이후 관해를 유지하는 것인데, 최근에는 임상적 관해 뿐 아니라 내시경적 관해, 즉 점막 치유가 입원율이나 수술률 등 장기적인 예후와 관련이 깊음이 알려지면서 내시경적 관해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임상적 관해 뿐 아니라 내시경적 관해를 이루기 위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다른 측면에서 실제로 환자가 느끼는 것은 의료진의 평가와 다를 수 있어 삶의 질과 같은 지표도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환자가 느끼는 증상이나 삶의 질 저하가 염증과 관련된 것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으며 두 가지 경우 치료적인 측면에서 접근법이 다르기 때문에 구별할 필요가 있다.

- 어떤 궤양성 대장염 환자군에서 생물학적 제제가 필요한지.
전통적으로 5-aminosalicylic acid가 궤양성 대장염의 가장 기본적인 치료 약제이다. 그러나 중등도 이상의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 스테로이드 치료가 필요한데, 스테로이드가 가지고 있는 부작용을 고려해 볼 때 스테로이드 불응성 또는 의존성의 경우 면역억제제나 생물학적 제제가 필요하다. 면역억제제의 경우 드물지만 심한 골수 억제와 같은 부작용이 있고 효과가 생기는데 3개월 이상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 궤양성 대장염에서 Mono vs combo therapy에 대한 의견은.
여러 가지 연구에서, 궤양성 대장염에서 생물학적 제제 단독요법 보다는 생물학적 제제와 면역억제제 병용요법이 우수하다는 결과가 있다. 면역억제제를 사용했는데 부작용은 없으나 효과가 없어 생물학적 제제를 추가하는 경우 면역억제제를 중지하지 않고 같이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문제는 면역억제제나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한 적이 없는 스테로이드 불응성 또는 의존성 환자에서 면역억제제 단독요법, 생물학적 제제 단독요법, 또는 병용요법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이냐의 문제이다. 면역억제제가 가지고 있는 관해유지 효과나 효과 발생에 필요한 시간들을 고려하면 개인적으로는 생물학적 제제 단독요법 또는 병용요법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이며 면역억제제가 가지고 있는 드물지만 심한 골수 억제 부작용의 예측이 가능하다면 병용요법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 궤양성 대장염에서 adalimumab의 dose intensification이 갖는 의미는. 그리고 dose intensification할 때의 기준은.
염증성 장질환에서 생물학적 제제로 관해유지 중 증상이 재발하는 경우 생물학적 제제의 혈중 농도나 생물학적 제제에 대한 항체를 측정해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것이 최근 치료 경향이다. 그러나 이러한 검사가 불가능한 경우 사용하고 있는 생물학적 제제를 증량하는 것이 권고된다. 이는 생물학적 제제의 혈중 농도와 치료 효과 사이에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궤양성 대장염에서는 아직 연구가 부족한 상황으로 국내에서 궤양성 대장염에 사용가능한 생물학적 제제 중 증량이 허용되고 보험 적용이 가능한 경우는 adalimumab 뿐인데, adalimumab으로 관해유지 중 증상이 재발한 경우 adalimumab을 증량하면 약 절반의 환자에서 임상적 관해 및 내시경적 관해가 유도된다는 연구 결과에 기반한다. 향후 다른 생물학적 제제에 대해서도 관해유지 중 증상이 재발했을 경우 증량 효과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며 이를 기반으로 증량 허용 및 보험 적용이 고려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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