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재희 교수 /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증례
3개월 전 궤양성 대장염으로 진단받은 18세 남자 환자로, 경구 스테로이드로 관해유도 후 mesalamine 2.4g으로 치료 중 시험 공부로 무리를 한 후 내원 2주 전부터 하루 10회 정도의 설사와 복통 및 5kg의 체중감소, 대변 전체의 50% 이상에서 혈변을 보였다.

진단검사
내원해 시행한 일반혈액과 일반화학 검사에서 헤모글로빈 10.5g/dL, WBC 9,900/mm3, ESR 34mm/hr, CRP 11.2g/L로 나왔고 혈청검사에서는 pANCA 양성, 대장내시경에서는 전대장 침범(extensive colitis)을 확인했다(그림). 내원 당시 Mayo score는 12점이었다.

처방 및 치료경과
상기 환자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으로, 입원해 5일간 정주 스테로이드 치료(solucortef 300mg/day)와 퇴원 후 하루 30mg의 경구 prednisolone 치료를 하면서 복통과 혈변, 설사 증상이 감소했다. 퇴원시 Mayo score는 4점이었다. 1주일간 경구 스테로이드를 30mg 사용 후 4주 동안에 주 5mg씩 스테로이드를 감량하고 5-ASA 용량을 증가시켜 4.8g까지 사용했다. 스테로이드를 15mg/day로 용량을 감량하자 증상이 재현했고 하루 6회의 설사 등 증상이 치료 전과 같이 나타났다. 환자는 만 18세의 대학 입학 시험을 앞둔 수험생으로 수능 시험이 2달 이내로 다가온 상황에서 면역조절제를 추가해 증상 재발을 예방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빠른 관해유도와 증상 조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S자결장경 시행 후, 중등도 궤양성 대장염 확인 후 다시 경구 스테로이드를 30mg으로 증량하고 anti-TNF 제제 사용을 설명했다. 당시 Mayo scare는 9점이었다.

잠복결핵 검사(흉부 x-ray 촬영, 결핵특이 interferon gamma releasing assay)와 대변 검사, 조직 검사에서 잠복결핵 음성, 클로스트리디움과 거대세포 바이러스 장염을 배제한 후 infliximab과 adalimumab 중에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병원에 오래 머무는 것보다는 자가 투약할 수 있는 adalimumab을 선호했고 면역조절제와 함께 adalimumab 병합 치료를 시도하게 됐다.

처음 2주간격으로 adalimumab 160~80mg으로 관해유도 투여 후, 증상이 호전돼 4주째 Mayo Score는 3점으로 감소했고 학업에 지장 없이 일상 생활을 할 수 있었으며, 스테로이드 감량을 다시 진행해 완전 중단이 가능했다. 치료 시작 8주 후 Mayo score 1점으로 호전이 된 후 5-ASA는 다시 2.4g으로 감량했고 adalimumab 40mg을 2주마다, 면역조절제는 azathioprine 100mg을 사용 중이다.


▲ [그림] 대장내시경: 중등도 궤양성 대장염

고찰
상기 환자는 스테로이드 의존성 궤양성 대장염 환자로 젊은 남자, pANCA 양성, 전대장염, 첫 진단시 스테로이드 사용력 등 좋지 않은 예후를 예상할 수 있는 환자이다. 3개월 사이에 3번째 스테로이드 관해유도를 필요로 할 정도로 스테로이드 의존성이 있었으며 고3 수험생으로 빠른 증상 조절을 통해 대학 수능 시험을 치뤄야 할 상황이었기 때문에 스테로이드와 면역조절제만을 투여하면서 경과를 보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따라서 다시 스테로이드 용량을 올리면서 생물학적 제제인 adalimumab 투여를 동시에 시작했으며 면역조절제도 같이 시작했다. 다행히 관해 유도가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스테로이드 중단도 가능해졌다. 면역조절제는 그 자체의 스테로이드 sparing 효과와 adalimumab의 항체 형성 억제 등의 목적으로 같이 사용을 시작했다. 하지만 젊은 남자 환자에게서 장기간 두 약제의 병합요법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 크론병의 경우 최소 6개월~1년간 병합요법 후 면역조절제 중단을 고려하는 논의도 있으나 아직 궤양성 대장염에서는 크론병과 비슷하리라 예상하지만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이다.

환자의 경과를 보면서 완전하고 깊은 관해가 유도되면 환자와 상의 후 약 사용에 대해 상의할 예정이다.

인터뷰

- 크론병과 비교해 궤양성 대장염의 치료목표와 전략은.
기본적으로 비슷하나 크론병과 달리 급성 악화 시 응급 수술을 통한 전대장 절제술 등이 필요한 경우가 있어 이를 막기 위해서는 빠른 증상 조절이 필요한데 면역조절제는 그런 반응을 기다릴 시간적 여유가 없다. 따라서 면역조절제 효과를 보기 전 구제 요법으로 생물학적 제제가 필요한 경우가 있으며 기본적으로 크론병 보다 5-ASA 제제의 의존도가 크고 관해유도 및 유지 치료에 기본이 된다.

- 어린 나이, 초기 스테로이드 사용 등 poor prognostic factor를 가진 환자의 경우, 기존 궤양성 대장염 환자의 치료 전략에 차이가 있는가.
아직 나쁜 예후 인자를 가진 환자들에서 크론병만큼 궤양성 대장염의 조기 생물학적 제제 사용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진 상태가 아니나 예후가 좋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는 환자들에 대해 생물학적 제제에 대한 설명과 준비하는 과정을 조금 일찍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 면역조절제(azathioprine, 6-mercapto- purine, methotrexate)의 경우 궤양성 대장염에서의 효과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Methotrexate는 아직 궤양성 대장염에 효과가 입증돼 있지 않고 aza/6-MP는 관해유지 효과와 스테로이드 의존성 환자에서 스테로이드 사용량을 줄이는 효과가 인정된다. 다만 급성 악화 시 증상 조절에는 효과를 보기 어렵고 관해유도를 빠르게 이루고자 할 때는 타 약제의 도움이 필요하다.

- 궤양성 대장염에서 biologics mono 치료에 대한 경험이 있는가.
생물학적 제제의 단독요법은 2차 치료 반응 소실을 경험할 확률이 높은 단점이 있으나 장기 사용 시 부작용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청소년이나 젊은 성인 남자 환자 또는 고령의 환자들에서 단독요법을 시행하는 경우가 있으며 기본적으로는 복합 사용을 원칙으로 한다.

- 궤양성 대장염에서의 생물학적 제제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급성 악화 시 빠른 증상 조절에 효과적이고 스테로이드 또는 면역조절제 무반응, 부작용, 반응 소실에서 효과적인 약물이라 생각한다.

- 스테로이드 의존성(steroid dependent)의 정의는 무엇이고 통상적으로 얼마나 오래, 어떤 용량으로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고 있는가.
일반적으로 1년 이내에 2차례 이상 고용량 스테로이드가 필요하거나, 15mg 이하로 줄이면 증상이 나타나거나, 중단 후 3개월 이내 증상 재발이 나타나면 스테로이드 의존성이라고 정의한다. 통상 30~40mg으로 시작해 1~2주 유지 후 증상이 호전되면 매주 5~10mg 정도 감량해 2~3개월내에 완전 중단하는 것이 원칙이다.

- 최근 치료목표 달성을 위한 엄격한 관찰(monitoring)이 대두되고 있는데 관해기/비관해기 UC 환자에게 사용되는 관찰 방법과 주기는.
증상이 관해를 이루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 이외에 내시경적 관해도 주된 목표로 삼고 있으나 환자에게 불편감을 줄 수 있어 최근에는 대변 내 칼프로텍틴을 측정하는 것도 시도되고 있다.

- 해당 증례 환자군 외에 다른 어떤 환자 군에서 생물학적 제제의 조기 사용(early biologic treatment)이 필요한가.
면역조절제에 부작용이 있어 내약성에 문제가 있는 경우 사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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