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의 간기능 개선 효과 연구 문제점 지적한 간학회 정면 반박

[청년의사 신문 송수연] 한약의 간기능 개선 효과를 두고 의료계와 한의계가 충돌했다. 자생한방병원이 실시한 연구 결과에 대해 대한간학회가 연구설계부터 잘못돼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하자 이번에는 한방병원 측이 “연구결과에는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자생한방병원은 12일 한약과 간기능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실시한 연구결과의 문제점을 지적한 간학회와 대한의사협회에 유감을 표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자생한방병원은 간 손상 기준을 너무 낮게 정의했다(AST/ALT 정상 범위의 2배 이상)는 간학회의 지적에 대해 “연구에 따라 다양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간학회가 제시한 ‘AST/ALT 5배 이상 증가’ 기준을 적용하면 오히려 간수치가 정상인 환자가 한약을 복용해도 간 손상을 받지 않는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생한방병원은 “연구결과, 입원 당시 검사에서 간이 좋지 않았던 환자 숫자가 퇴원 시 크게 줄었다. 그리고 입원 시 정상적인 간수치 환자 중 0.6%에서 퇴원 시 간 손상이 일어났지만 효소 상승 수치는 크지 않았고 임상적인 주요 증상 없이 호전됐다”고 했다.

자생한방병원은 이어 “간학회에서 제시한 기준을 적용하면 이번 연구에서 전체 간 손상을 진단받은 환자 수가 대폭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라며 “동시에 입원 당시 간수치가 정상이었던 4,769명 중 중 퇴원 시 간 손상을 진단받은 27명(0.6%)도 간학회 기준에 따르면 0명이 돼서 정상 간 수치로 입원한 환자들은 한약 복용 후 단 한명의 간 손상도 진단받지 않은 결과로 바뀌게 된다”고 말했다.

자생한방병원은 8년 간 입원환자 6,894명이라는 대규모 임상연구가 진행된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생한방병원은 “다년간 다수의 환자에 대한 임상현장의 모습을 관찰해 발표한 논문인 만큼 의미가 있어서 세계적인 학술지(‘Journal of Ethnopharmacology’)에 채택돼 게재된 것”이라며 “연구설계 자체의 한계점은 모든 연구가 갖고 있으며 간학회에서 비판한 한계점들은 이미 논문에도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자생한방병원은 “전향적 연구보다 비뚤림 가능성이 큰 후향적 연구라는 점, 입원 및 투약기간, 간 영향 다른 요소들에 대한 일괄적 고려 부분 등에 대한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간독성 임상연구 중에서 가장 많은 환자 수로 연구가 진행됐다”며 “처음부터 정상적인 간 상태가 아닌 간 이상 및 간 손상이 있는 환자들에 있어서의 한약 복용 현황을 관찰해서 보고될 만한 가치와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것”이라고도 했다.

자생한방병원은 “간학회에서 지적한 투여약제 및 제형의 다양성도 오히려 이 연구가 특정 한 가지 약제만의 영향으로 제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리고 한방의료기관에서 가증 다용되는 탕약의 제형을 투여했다는 점에서 임상현장의 모습을 가장 현실적으로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자생한방병원은 “연구결과에 대한 학술적인 공방은 저널의 letter(토론) 형식으로 이뤄지는 것이 맞고 학술적인 토론은 얼마든지 환영한다”며 “‘한약을 더 잘 팔기 위해 국민을 기만했다’는 등의 표현은 유감”이라고 했다.

한편, 한약이 간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자생한방병원 연구결과에 대해 간학회는 “연구 설계 자체부터 잘못돼 있어 한약복용 환자의 간독성에 대한 결론 도출은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간학회는 “(자생한방병원의) 대상군 선정방법과 간기능 손상에 대한 정의 및 검사 간격의 불확실성 등 연구설계에서 발생한 중요한 제한점으로 의학적 타당성은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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