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28일, ‘2015 아시아 건선 및 건선성 관절염 서밋’이 열렸다. 이번 서밋은 한국애브비, 한국에자이, 그라파(GRAPPA, 건선 및 건선성 관절염 연구/평가 그룹)가 주관해 개최했다. 그라파는 건선 및 건선성 관절염과 관련된 과학적인 연구와 교육을 진행하고, 이해관계자들 간 정보 교류를 위해 2003년 설립한 비영리단체다. 특히 피부과와 류마티스 분야 간 협력을 도모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500여명의 멤버들이 연구 및 교육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외 저명한 피부과, 류마티스 분야 전문가 80여명이 참가했으며 세션 1, 2로 나뉘어 건선과 건선의 대표적인 동반질환인 건선성 관절염에 대한 최신 치료 지견과 임상적 사례를 다루는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세션 1에서는 건선 및 건선성 관절염의 역학, 병리학적 특성 및 임상적 소견과 함께 건선 환자를 치료할 때 피부 증상뿐만 아니라 건선성 관절염과 같은 동반질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치료에 임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으며, 건선과 건선염의 치료에 있어 항 TNF 의 중요한 역할 역시 논의됐다. 세션 2에서는 건선 및 건선성 관절염의 실제 케이스 스터디에 기반해 목표 치료를 중심으로 한 최신 치료 지견이 공유됐으며, 더 발전적인 치료를 위해 피부과 전문의와 류마티스 전문의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더불어, 건선 및 건선성 관절염 치료제인 항TNF알파억제제 아달리무맙의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생물학적 제재의 증상 개선 결과도 다뤘다.


건선 및 건선성 관절염과 심혈관 동반질환


▲ Dr. April Armstrong / University of Colorado

건선 환자에게는 다양한 동반 질환이 많다. 건선은 한번 발병하면, 평생 동안 증상을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하며, 그만큼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동반 질환을 수반할 위험도 증가한다. 특히, 건선 유병 기간이 길수록 중증도가 심할수록 동반 질환 위험이 증가한다. 지난 30년간 발표된 문헌들을 취합해 분석한 바에 의하면, 건선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당뇨병 위험이 1.59배 더 높다고 한다. 이는 지방세포(adipocyte)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건선 환자들은 과 체중이나 비만 여부에 상관 없이 간, 근육, 췌장의 지방세포 기능 장애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고 인슐린 분비가 감소해 당뇨병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고 한다. 또한 지방 세포가 과다인 비만인 환자에게 저산소증이 동반되면 여러 가지 유해한 염증성 사이토카인(cytokine)의 생성이 증가한다. 이러한 내용은 1993년 Science에 발표됐으며, 이 연구에서 비만인 마우스는 정상 체중인 마우스에 비해 TNF-α mRNA 수치가 5~10배 높았다. 한편, 건선 환자들은 유병기간이 길어질수록 콜레스테롤 수치가 상승한다. 아울러, 만성적인 염증 상태가 지속되면서 심혈관 보호 효과가 있는 HDL-C의 이상이 초래되면서 콜레스테롤 역수송능(reverse cholesterol transport capacity)이 감소하기 때문에 죽상경화증(atherosclerosis) 발병 위험도 증가한다. 12건의 임상 연구에 대한 메타분석 결과, 건선은 대사증후군 위험을 증가시키며(OR 2.26, 95% CI 1.70-3.01), 건선의 중증도가 심할수록 대사증후군 위험도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경증, 중등증, 중증 건선에 대한 보정 odds’ ratio는 각각 1.22, 1.56, 1.98; J Am Acad Dermatol 2013;68:654-656) (그림 1).


▲ [그림 1] 건선과 대사증후군의 상관 관계

다음은 건선 치료가 심혈관 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겠다. 사실 이에 대한 RCT (randomized controlled trial) 연구가 없기 때문에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다. 건선 치료에 아직도 많이 사용되고 있는 광선 요법(phototherapy)은 피부에만 적용하는 국소 요법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NBUVB(Narrow Band UltraViolet B)은 전신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건선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26.8개월간 NBUVB 치료를 한 결과, CRP와 IL-6가 유의하게 감소했다(각각 p=0.023과 p=0.027). 또한 bath PUVA 치료를 받은 환자도 adipokine의 일종인 resistin 수치가 감소했으며, 일광 치료 (sunlight/climate therapy)를 하면 흥미롭게도 HDL-C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건선성 관절염(psoriatic arthritis, PsA) 치료에 널리 처방되는 MTX(methotrexate)도 심혈관 위험 감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재향 군인을 대상으로 한 5년 간의 후향적 연구에 의하면, MTX 치료를 받은 건선 혹은 PsA 환자는 뇌혈관 질환이나 죽상동맥경화증의 발생률이 감소했으며, 저용량 MTX와 엽산 병용 시 이러한 효과가 더욱 두드러졌다. 아울러, 최근 개발된 생물학적 제제, 특히 adalimumab과 같은 TNF 억제제는 혈관 염증 반응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요약하면, 건선 및 PsA 환자의 동반 질환에 대한 RCT 연구가 충분치 않아 한계가 있으나, 류마티스 내과와 피부과, 1차 진료의 세 축이 공동으로 긴밀한 협조와 의견 교환을 통해 환자들을 적극적으로 치료한다면 보다 성공적인 치료와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건선성 관절염 조기 진단의 중요성


▲ Dr. Philip Mease / University of Washington School of Medicine

토론토에서 진행된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2년 이상 PsA 진단이 지연된 환자보다 조기에 진단 받은 환자는 손상 관절 수(평균 9.2 vs. 3.5; p<0.0001)와 방사선적 손상 정도(65.9% vs. 39.2%; p<0.0001)가 훨씬 적다고 한다. PsA에 의한 관절 손상은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PsA를 조기에 진단하고, 필요하다면 류마티스 내과에 의뢰해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건선 환자의 30%에서 PsA가 발병되지만,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환자가 많아, PsA 진단 및 치료가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PsA 진단이 6개월 이상 지연되면, 미란(OR 4.6, p<0.001), 관절 변형(OR 1.1, p<0.01), 천장골염(OR 2.3, p<0.05), 단절성 관절염(OR 10.6, p<0.05), 기능적 장애(OR 2.2, p<0.01) 등의 발생률이 유의하게 증가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선별 검사를 통한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현재 혈액 검사로 알 수 있는 CRP 등의 biomarker를 포함해 몇 가지 진단 방법이 개발 중에 있으며, PsA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초음파나 MRI 등의 영상 검사를 활용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지만, 피부과나 1차 의료기관에서는 실시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선별 검사에서 활용할 수 있는 PEST(Psoriasis Epidemiology Screening Tool)는 5개의 간단한 질문을 통해 PsA를 감별하는데, 민감도와 특이도가 각각 91%와 84%로 우수한 편이다(Clin Exp Rheumatol 2009;27:469-474). 또한 환자에게 통증이 있는 부위를 간단한 그림 위에 표시하도록 하는 방법도 있으므로, 1차 의료기관에서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 피부과에 처음 내원한 환자들이 작성하는 설문지에 이러한 그림을 포함시키거나, 보조 인력들이 환자에게 설문 조사를 진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다른 도구로 PASE가 있는데, 이 또한 민감도와 특이도가 높은 방법이며, ToPAS(Toronto Psoriatic Arthritis Screen)는 사진이 함께 첨부되어 있어서 환자들이 사진을 보고 쉽게 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그림 2).


▲ [그림 2] 건선 및 PsA 진단을 위한 환자 선별 검사 방법

건선 중증도가 심할수록 PsA 동반 위험이 크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일부 PsA 환자 중에는 건선 증상이 거의 없는 환자도 있으므로 이런 환자들은 피부과 진료를 받지 않기 때문에 건선 진단이 지연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1차 의료기관에서도 PsA를 적절히 진단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진단이 지연될 우려가 있다. 하지만, 이 질환에 대한 인식 개선과 적절한 선별 검사 도구를 활용해 조기 진단이 가능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류마티스 내과에 진료 의뢰하거나 협진을 구할 때에는 특히 조조 강직, 관절 부종, 골부착부염(enthesitis)이나 요통이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PsA 환자들은 대개 관절염 증상보다는 건선으로 인해 피부과부터 내원할 확률이 높으므로, PsA 조기 진단에는 피부과 의사들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선 치료, 피부 병변만 치료할 것인가?


▲ Dr. Wayne Gulliver / Memorial University of Newfoundland

건선은 오랜 기간에 걸쳐 투병해야 하는 난치성 만성 질환이다. 하지만 건선 및 PsA를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아 증상이 악화되면, 외관 상의 문제 외에도 관절 변형이 진행되면서 관절이나 척추에 장애가 남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외형적 변화는 타인으로부터의 부정적 인식 및 사회적 고립을 수반해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하면 자살을 시도하는 환자도 있다. 따라서 건선 환자들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위축되기 쉬우며, 삶의 질도 낮은 경우가 많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건선의 임상적 중증도를 반영하는 PASI(Psoriasis Area Severity Index) 점수와 체표 면적(body surface area, BSA) 대비 병변의 면적이 “0”이어도 DLQI(Dermatology Life Quality Index)는 2~3에 해당되는 환자들이 많으므로, 단순하게 피부 병변만을 고려해 치료하기 보다는 그 이상의 치료를 해야 한다. 유럽 기준에서는 건선 치료에 있어서 치료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 하고 있다. 또 치료의 목표를 세울 때 피부 증상에 국한하지 않고 삶의 질을 측정하는 DLQI를 고려 해야 한다고 말한다. PASI 75를 목표로 치료하되 PASI이하이면 치료 방법 변경을 고려해야 하며, PASI 50-75 사이인 경우는 DLQI를 기준으로 해 현재의 치료를 지속할지 변경할지 결정해야 한다. 건선 또는 PsA로 진단된 환자는 질환의 중증도나 동반 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를 해야 한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나 진통제, 국소용제, 관절 내 스테로이드 주사, MTX, CsA(cyclosporine A) 등을 투여할 수 있고, 장기 투여 시 약물은 간독성이나 신장독성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가 주목을 받고 있다. REVEAL 연구에서 adalimumab은 약물 투여 24주 후 PASI 75에 도달한 피험자가 70%였고, PASI 90까지 호전된 비율은 49%, PASI 100에 도달한 비율은 22%였다. 아울러, PGA(physician’s global assessment) 결과 “clear or minimal”로 조절된 비율은 60% 였다(그림 3).


▲ [그림 3] REVEAL 연구에서 adalimumab의 우수한 건선 치료 효과

한편, 건선 환자의 80%는 조갑 질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치료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다만, MTX와 CsA는 조갑 질환 치료 효과가 크지 않으며 anti-TNF의 조갑 건선 치료 효과가 신속하고 우수하다. (infliximab -89.2%, etanercept -63.7%, adalimumab -65.0%). GRAPPA (Group for Research and Assessment in Psoriasis and Psoriatic Arthritis) 가이드라인에는 건선과 관련된 질환은 모두 관리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요약 하면, 건선은 단순 피부 질환이 아닌 전신성 염증 질환이며, 다른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피부 증상뿐만 아니라 동반 질환의 관리 및 예방에도 신경 써야 한다. 이른 나이에 발병한 경우에는 증상이 심하고 여러 가지 합병증을 동반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더욱 철저하게 치료해야 하며, 장애가 남을 경우 심리적/정신적으로도 힘들어 질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치료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건선성 관절염 치료: 고강도 집중치료와 임상 결과 개선 사이의 관계


▲ Dr. Philip Mease / University of Washington School of Medicine

PaA 치료제로 관절 내 스테로이드 주사와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 MTX, CsA 등이 사용되고 있으나, 장기간 투여할 경우 간독성 및 신장 독성 등의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가 주목 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DMARD(Disease-modifying anti-rheumatic drugs)나 국소제제가 주로 처방되고 있지만, 미국은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를 통해 생물학적 제제에 대해 보험급여를 지원하기 때문에 PsA 환자의 70%가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받고 있다. 이와 달리 한국에서는 환자가 생물학적 제제의 약제비를 본인이 모두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존의 DMARD나 국소제제에 대한 의존성이 여전히 높은 것이다.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수한 치료 반응과 임상 경험이 축적됨에 따라 현재 미국에서 생물학적 제제는 PsA 표준 치료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서구권에서는 PsA에 총 5종의 TNF-α 억제제를 투여할 수 있으며, 한국에서는 adalimumab, etanercept, infliximab, golimumab 의 총 4종이 적응증 승인을 받았다. TICOPA(TIght COntrol of Psoriatic Arthritis) 연구는 PsA 환자를 치료의 목표를 정하고 이에 따라 모니터링하고 치료 한 군 (treat to target 군)표준 치료군으로 무작위 배정하고 치료 효과를 비교했다. Treat to target 군 은 병원에 더 자주 내원해야 했으며, MDA(minimal disease activity)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 치료 강도를 더 높여서 DMARD를 병용하거나 anti-TNF를 추가하도록 했다. 연구 결과, 표준 치료군에 비해 treat to target 군은48주차에서 ACR 20, ACR 50, ACR 70 도달률이 유의하게 높았으며, 마찬가지로 PASI 20, PASI 75, PASI 90 도달률도 treat to target 군 이 더 높았다(그림 4).


▲ [그림 4] TICOPA 연구에서 집중 치료군과 표준 치료군의 ACR 도달률 비교

이처럼 표준치료에 비해 집중치료에서 결과가 훨씬 양호했지만, 치료비 부담도 그만큼 많았다. 즉, 12주차에서 MTX와의 병용율 및 48주차에서 생물학적 제제 투여율이 treat to target 군 에서 더 높았기 때문에 의료비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집중치료군의 이상반응 발생률도 더 높았는데, 특히 중증 이상반응을 보면 표준치료군에 비해 집중치료군에서 더 많이 발생했다. 따라서 PsA 치료 시에는 이러한 장단점을 잘 고려해 치료 전략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Anti-TNF에 대한 반응이 충분치 않은 환자들을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현재 anakinra와 같은 IL-1 억제제는 임상연구 결과 RA 치료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과거 건선 치료에 사용됐던 alefacept는 PsA 치료에도 도움이 되며, abatacept도 RA 치료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으나, 피부 병변 개선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의 판단에 따라 off-label 투여는 가능하다. 이 외에도 아직 한국에서는 승인 받지 않았지만, secukinumab은 최초의 IL-17 억제제로 미국에서 시판 승인을 받았으며, 건선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판상형 건선 치료에 사용되는 IL-17 억제제, 즉 ixekizumab, secukinumab, brodalumab도 모두 우수한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 이미 앞서 강연에서 강조가 된 부분이긴 하지만, PsA에 의한 관절 손상은 비가역적이기 때문에 PsA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과 치료이다. 이를 위해서는 류마티스내과와 피부과 간의 긴밀한 협조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교류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 질 수는 없는 것으로, 평소 서로 긴밀한 교류를 통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같은 클리닉에서 함께 근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으며, 자주 모임을 가져 이상반응이나 안전성 유효성에 관한 논의를 자주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특히 PsA 조기진단에서는 피부과 전문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므로,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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