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대 양은배 교수, 의대협 대의원총회서 기출문제 공개 정책 설명

[청년의사 신문 김은영] 한시적으로 시행돼 온 의사국가시험 필기시험 기출문제 공개방침이 지난 1월로 종료돼 재공개 여부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보다 더 시급한 것은 응시자인 의대생들의 정보 불균형 문제 해결이라는 주장이 제시돼 주목된다.


연세의대 의학교육학과 양은배 교수는 지난 3일 열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이하 의대협) 대의원총회에서 의사국시 필기시험 기출문제 공개 정책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2011년 의사국시 기출문제 유출 사건이 발생하면서 의대생들의 요청에 의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3년간 한시적으로 필기시험 기출문제를 공개했지만 기출문제 재공개 여부를 두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양은배 교수는 의사국시 기출문제가 공개돼야 하는 이유로는 ▲유출사고 원천 차단 ▲이의신청 제도 운영을 통한 시험운영 투명성 제고 ▲수험생의 알 권리 충족 등을 꼽았다.

반면 의사국시 기출문제가 지속적으로 공개될 경우 ▲문제은행식 출제방식의 한계로 문제 고갈 ▲출제 작업 기피 현상 ▲출제문제 공개에 따른 현행 유지비용 증가 ▲출제 난이도 상승 등의 문제들이 야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그러나 재공개 여부에 대해 찬반이 나뉘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의사국시의 발전방향은 의대생들의 정보 불균형 해소가 전제조건이 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양 교수는 “미국치과의사협회의 경우 질 좋은 샘플 문제를 학생들에게 제공한다"며 "(비공개와 공개 중) 어떤 것을 선택하더라도 의사국시가 발전될 수 있는 방향과 의대생들 간 정보 불균형은 반드시 해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조건 의사국시 기출문제 공개에 찬성할 게 아니라 출제문제가 재공개 되면서 발생하게 될 문제들을 고려해 의대생들 간 다양한 측면에서 충분한 논의가 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양 교수는 “출제 문제 공개가 학생들에게 주는 유익한 점은 무엇인지, 출제 문제가 비공개 되다면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기출문제 의존도는 얼마나 될지 등을 학생들의 측면에서 고민해 봐야 한다”며 “다양한 관점으로 학생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 연구 단계에서 의대생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의대협은 의사국시 필기문제 재공개 여부에 대한 논의를 안건으로 상정하고 전국 의대 학생회장으로 구성된 대의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A의대 학생회장은 “본과 2학년이라 의사국시 문제가 공개됐을 때 학생들에게 이로울지 불이익이 있을지 잘 모르겠다”며 “학교로 돌아가 선배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다. 전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다시 논의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B의대 학생회장도 “기출문제 공개에 대한 대의원들의 생각이 모두 다를 것으로 안다. 일단 객관적인 정보가 제공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 이후 논의를 이어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에 이날 대의원총회에서는 추후 의사국시 필기문제 재공개 여부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의대생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안건으로 재상정해 다음 총회 때 논의키로 결정했다.

한편, 국시원은 오는 6월까지 필기시험 기출문제 공개에 대한 타당성 연구를 시행, 연구 결과를 토대로 기출문제 재공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타당성 연구에는 필기시험 기출문제 공개에 대한 ▲효과 타당성 분석 ▲비용 경제적인 분석 ▲교육적 측면의 분석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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